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결정전인 ‘아시아시리즈 2012’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한국과 일본의 최고 소방수가 겨루는 자존심 경쟁이다.
한국 대표 삼성 라이온즈는 ‘끝판대장’ 오승환(30)을 내세워 강력한 방패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일본시리즈 우승팀으로 이 대회 첫 우승에 도전장을 던진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올해 마무리 투수로 대성공을 거둔 오른팔 니시무라 겐타로(27)를 앞세워 삼성에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주력 선발 투수가 빠진 삼성과 요미우리의 마운드를 최고로 볼 수는 없다.
삼성은 시즌이 끝난 뒤 25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14승), 브라이언 고든(11승)을 집으로 보냈다.
요미우리도 합쳐서 39승을 올린 우쓰미 데쓰야(15승), 스기우치 도시야·D.J 홀튼(이상 12승)을 대동하지 않고 부산에 왔다.
선발진은 약해졌으나 양팀은 불펜의 핵심인 오승환, 니시무라를 엔트리에 넣어 계투싸움에서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아시아시리즈 직후 일본 진출을 놓고 구단 수뇌부와 담판을 앞둔 오승환은 한국 최고 소방수라는 자부심으로 요미우리와 대결한다.
올해 2승1패 37세이브를 올려 2005년 프로 데뷔 이래 다섯 번째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통산 249세이브를 거둬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당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오승환의 전매특허인 ‘돌 직구’는 다양한 국제 대회를 거치면서 외국 타자들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 2세이브를 올려 삼성이 한국팀으로는 처음으로 축배를 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오승환은 대회 2연패에 큰 힘을 보탠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일본 진출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그저 그런’ 투수에서 올해 요미우리의 ‘수호신’으로 환골탈태한 니시무라는 최고 시속 153㎞에 이르는 직구와 140㎞대 초반 역회전 볼을 주로 던진다.
결정구가 없다는 약점에도 그는 시즌 중반부터 요미우리의 뒷문을 책임졌고 32세이브를 거둬 센트럴리그 구원 3위로 시즌을 마쳤다.
리그 소방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1.14를 남겼다.
안지만이라는 걸출한 셋업맨의 도움을 받는 오승환과 달리 야마구치 데쓰야(44홀드)가 이번 대회에 결장하면서 니시무라는 뒷문을 더 튼튼히 잠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일본시리즈에서 부진해 우승 확정시 ‘헹가래 투수’의 영광을 야마구치에게 내준 니시무라가 아시아시리즈에서 아쉬움을 털어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