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자’ 모리, 결승전 패배의 원인은…”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인터뷰) < PBA < 프로당구 < 기사본문


프로당구 PBA 4차전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프로당구 PBA 4차전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일본의 젊은 피’ 모리 유스케(30)가 일본 남자 선수로 유일하게 프로당구 PBA 투어 결승에 올랐다.


한국의 김병섭, 베트남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 그리고 이번 투어에서 ‘3부 리거 신화’를 쓴 박기호까지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오른 모리는 통산 4승에 도전한 스페인의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일전을 벌였다.


모리는 이번 투어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 문턱까지 발을 올렸다. 8강과 4강을 모두 역전승으로 이긴 모리는 결승전에서도 세트스코어 3-2로 앞서며 전반적인 분위기를 리드했다. 6세트에 12:6까지 앞선 모리는 우승까지 단 3점을 남겨두었으나 마지막 세 타석을 범타로 물러나며 끝내 마르티네스의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일본은 한국보다 빠르게 당구를 받아들이며 일찍이 고바야시 노브야키, 고모리 준이치 등을 비롯해 아라이 다츠오, 우메다 류지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해 세계적인 당구 강국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3쿠션의 인기가 점차 떨어지며 3쿠션 선수층마저 얇아져 3쿠션의 명맥을 이어갈 후진 양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이 시기 주니어 선수로 활약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린 모리는 일본의 3쿠션 기대주로 성장했지만,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그렇게 잊혀 가는 듯했다.


프로당구 PBA 2021-22시즌에 합류해 지난 2022-23시즌 세 차례의 32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던 모리는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본 3쿠션 기대주’라는 별칭을 다시 찾았다. 


특히 이번 투어 PBA와 LPBA의 결승에 일본의 남녀 3쿠션 선수가 나란히 진출해 준우승과 우승(사카이 아야코, LPBA)를 차지한 사건은 꺼져가는 일본 3쿠션에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다음은 결승전을 마치고 나온 모리 유스케의 인터뷰 전문이다.


결승전 후 기자회견 중인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결승전 후 기자회견 중인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첫 결승전 경기 소감은 어떤가?


마지막에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 부분이 너무너무 아쉽고 아깝다.


 


준결승전 후에 8강과 4강을 너무 어렵게 이겨서 결승은 좀 즐기고 싶다고 했는데, 충분히 즐겼나?


즐기면서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오면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상대 선수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소속팀인 크라운해태에서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소속팀이나 응원하는 팬들이 많이 없어서 힘을 좀 못 받았나?


그렇지 않다. 나를 응원해 준 분들도 많아서 큰 힘이 됐다. 일본 분들뿐 아니라 한국 분들도 객석에서 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줘서 많은 힘이 됐다. 상대 선수의 응원단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상관없었다.


 


이전 최고 기록이 32강 진출이었는데, 단번에 결승까지 올랐다. 그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운이 좋았다. 지금까지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번 대회는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결승전 대결 중인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결승전 대결 중인 모리 유스케.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만약 모리 선수가 우승을 했다면 일본에서 PBA-LPBA 남녀 우승자가 동시에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뻔했다. 8강전과 4강전도 모두 패배의 기로에서 역전승을 거뒀는데, 결승전과 이전 경기에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역전으로 승리했을 때는 그렇게 이기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 않았다. 반면, 결승전에서는 내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오자 이기고 싶은 마음이 너무너무 커졌기 때문에 내 플레이를 다 보여주지 못했다.


 


7년 전에도 한국에서 1년 정도 살았고, 지금도 프로당구 투어에 출전하면서 3년 정도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한국은 세계 당구의 강대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


 


PBA로 이적하고 기대한 만큼 성적이 안 난 채로 3년을 보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솔직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몇 번 있었지만,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계속할 수 있었고, 그 응원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좋은 성적을 내려고 노력했다.


시상식에서 에스와이의 홍성균 부회장과 모리 유스케가 기념촬영 중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시상식에서 에스와이의 홍성균 부회장과 모리 유스케가 기념촬영 중이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이번 준우승으로 프로당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나?


처음에 PBA에 왔을 때는 자신이 있었는데, 이기지 못하는 경기를 계속하면서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한국 팬들에게 소감이나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말로) 이번에는 솔직히 우승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탈락했습니다. 이제부터 당구 인생을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우승 인터뷰도 준비했을 텐데.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우승 인터뷰는 준비하지 못했지만,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아서 1시간도 더 나열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에서 100번 정도 우승을 해서 우승 인터뷰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쉽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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